어릴적 많이 읽었던 한국전래동화에는 은혜를 갚는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오늘은 그 중 하나인 '은혜갚은 두꺼비'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합니다.
어느 마을에 마음 착한 처녀가 끼니 때마다 찾아오는 두꺼비에게 자기밥을 나누어 주었고, 두꺼비와 처녀는 오누이처럼 다정하게 지내게 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안위를 위협하던 괴물 지네에게 처녀는 제물로 바쳐지는 곤경에 처합니다.
이에 두꺼비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괴물 지네와 싸우며 처녀를 끝까지 지켜 주었지요.
보은에 대한 상제님 말씀 [도전 2편 28장] 살펴볼까요.
우리 공부는 물 한 그릇이라도 연고 없이 남의 힘을 빌리지 못하는 공부니 비록 부자 형제간이라도 헛된 의뢰를 하지 말라. 밥을 한 그릇만 먹어도 잊지 말고 반 그릇만 먹어도 잊지 말라.
‘일반지덕(一飯之德)을 필보(必報)하라.’는 말이 있으나 나는 ‘반반지은(半飯之恩)도 필보하라.’ 하노라.
‘배은망덕만사신(背恩忘德萬死身)’이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2:28:1~4)
보은이란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뜻합니다."반반지은 도 필보하라" 상제님께서는 반그릇 밥의 은혜도 반드시 갚으라고 말씀해 주시는데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받은 은혜에 반드시 보답하라는 말씀을 해주신 것이죠.
덕진다리의 일화를 보면 살아서나, 죽은 뒤 신도에서도 보은의 관계는 이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저 남쪽의 금강산이라 하는 월출산이 우뚝 솟은 전남 영암에 있는 덕진 다리에 얽힌 일화를 살펴볼까요.
영암에 원님이 갑자기 죽어 저승에 가게 됩니다. 염라 대왕은 원님에게 죽을 때가 아니지만 그냥 돌려보낼 수 없으니 저승에 인정을 베풀고 가라고 합니다.
저승에는 이승에서 적선한 것이 쌓여 있는 곳간이 있는데. 베푼 것이 거의 없었던 원님의 저승 곳간에는 짚 한단 밖에 없었습니다. 저승 사자는 덕진의 곳간이 가득 차 있으니 그것을 빌려 인정을 베푼 후 이승에 돌아가서 갚으라고 합니다.
저승사자가 시키는 대로하여 이승에 돌아올 수 있었던 원님은 덕진강 근처 주막집에서 허드렛 일을 하는 덕진을 찾아가는데요. 덕진은 배고픈 이들에게 밥을 덜어 주어 그 덕이 천상에 쌓여 있었던 것입니다.
원님이 자초지정을 이야기하고 쌀 삼백 석을 갚으려고 하자 덕진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니 안받겠다고 끝내 사양합니다.
그래서 원님은 쌀을 갚는 대신 비가 오면 강을 건널 수 없었던 마을 백성들을 위해 강에 다리를 놓고 덕진의 이름을 따서 덕진다리라고 했던 것입니다.
왜 보은이 중요한가
여름에는 가지를 뻗쳐 무성한 잎이 우거지게 합니다.
생장의 시간이 지나 가을이 되면 모든 가지의 수기를 다시 뿌리로 되돌리며 진액을 수렴하여 열매를 맺습니다. 봄 여름에 생장 과정이 가을에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뿌리 기운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지구 1년이 초목농사를 지어 가을에 추수하는 것처럼 우주일년에서는 천지에서 사람농사를 지어 인간 씨종자를 추리는데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씨종자를 추리는, 우주의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들어서는 하추교역기입니다. 대자연이 원시로 반본하는 때이죠. 다시 말하면 자기의 뿌리를 찾아야 하는 때인 것입니다.
실천과제 보은
그렇다면 나의 뿌리를 찾는 원시반본의 길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 생활실천 과제가 은혜를 갚는 보은입니다. 근본에 보답하는 것, 보은은 쉽게 말하면 감사하는 것입니다. 감사하다는 생각만 가져도 괴로운 마음이 치유가 되고 응어리진 것도 풀리게 되는데요. 근본을 찾는 길이 바로 은혜를 갚는 정신, 보은인 것입니다.
증산도의 보은사상이 세상에서 말하는 보은 감사문화와 다른 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생명의 근본, 뿌리에 대한 감사인 것이죠. 단순히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그치는게 아니라 은혜를 되돌려서 보답하는 삶을 사는 것이 보은입니다.
그럼 보은은 실천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은을 실천함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자기 자신의 뿌리를 찾아서 보은해야 합니다.
[증산도의 태상 종도사님]께서는 "부모와 조상은 제1의 하나님이요. 원 하나님은 제 2의 하나님이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우주 안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무엇입니까.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없으면 우주 조차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나를 있게 해주신 분이 바로 생명의 뿌리인 부모와 조상님입니다. 자기조상 없이 자신이 어떻게 생겨날 수 있겠습니까. 조상님들은 천상을 가서도 자기 자손이 잘 되기를 바라고 기도하고 계신 것입니다.
[도전 2편 26장]과 [6편 128장]을 보면 상제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부모를 경애하지 않으면
천지를 섬기기 어려우니라.
천지는 억조창생의 부모요,
부모는 자녀의 천지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2:26:4~5)
도통천지보은(道通天地報恩)이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6:128)
삶의 목적에 대한 본질적인 해답이 바로 도통천지보은에 들어 있습니다. 도통이란 도를 통하는 것, 즉 진리를 통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도통천지보은'이란 우리가 진리의 통하는 것이 천지보은, 천지 부모님의 은혜를 갚는 것이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깨져서 진정한 천지의 아들 딸,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예로부터 동방 문화에서는 '부천모지'라고 해서 하늘은 아버지요 땅은 어머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늘과 땅은 모든 인간과 만물의 생명을 낳는 큰 부모인 것이죠.
인간이 받은 가장 큰 은총은 천지 부모의 은혜
[도전 11편 114장] 태모님께서는 천지 알기를 너희 부모 알듯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천지가 모든 인간의 큰 부모라는 말씀입니다. 천지 부모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자 은혜의 근원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