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많은 성인들이 인류에게 천지 대격변의 위기를 알리고 새 세상의 도래와 구원의 소식을 전하였으나, 구체적인 변혁의 실상과 새 세상이 오는 이치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 불원간 닥칠 지구촌 대변혁의 참모습은 천지개벽天地開闢, 이 네 글자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결코 그 원인과 변국의 본래 모습을 알 수 없고, 나아가 구원의 문제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질 수 없다.
이번 호에서는 언어 자체부터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천지개벽'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그 변화의 이치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인류 지혜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진리책 제4장의 내용 중 핵심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천지개벽과 역수曆數의 변화(1) |
💠주요 내용 1️⃣ 천지개벽이란 무엇인가? - 천지 변화를 주재하시는 개벽장 하느님 - 개벽은 천지 시공간의 대전환 운동 - 우주 변화의 궁극 목적 - 이신사理神事의 우주 법칙 |
제 1절 천지개벽이란 무엇인가?
하늘과 땅은 태시太始(형상이 드러난 때, 形之始也) 이래 분열과 통일의 주기적인 개벽 운동을 반복해 왔다.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는 선천개벽先天開闢과 통일 완성하는 후천개벽後天開闢을 통해서 우주는 생장生長과 성숙成熟의 과정을 반복한다.
‘개벽開闢’이라는 말은 하늘이 열린다는 열 개開 자와 땅이 열린다는 열 벽闢 자로 구성되어 있다. 글자의 구성 자체에서 알아차릴 수 있듯이 ‘개벽’은 우주 생명의 대변화 운동으로 하늘과 땅이 새로운 질서로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도전道典』의 제일 첫머리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태시太始에 하늘과 땅이 ‘문득’ 열리니라.
홀연히 열린 우주의 대광명 가운데 삼신이 계시니,
삼신三神은 곧 일신一神이요 우주의 조화성신이니라.
삼신께서 천지만물을 낳으시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1:1:1~3)
이는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혀 주는 말씀이다. 먼저 하늘과 땅이 문득 열림과 동시에 그 중심에는 대광명의 신神이 있음을 전하고, 그 광명 속에 충만한 삼신三神에 의해 우주 만물이 생겨났음을 선언한 것이다. 이처럼 본질적이고 간명하게 우주 탄생을 선언할 수 있을까? 참으로 아름다운 말씀이다.
우리 동방 한민족은 우주 조물주 하느님을 ‘삼신三神’이라고 이름하였다. 삼신은 만물을 낳고, 기르고, 다스리는 조화造化, 교화敎化, 치화治化라는 세 가지 덕성을 바탕으로 우주를 창조, 섭리하는 형상이 없는 조화성신造化聖神이다. ‘삼신의 자기 현현顯現’이 바로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이다. 삼신의 본성과 지혜와 대광명이 하늘과 땅과 인간 속에 온전히 깃들어 있는 것이다.
인간과 만물을 낳아 기르는 실질적인 부모이자 창조주가 바로 ‘천지天地’로, 우주는 이법을 바탕으로 신이 매개하여 현실 세계를 열어 나간다. 이를 ‘이理⋅신神⋅사事’라고 한다. 즉 진리를 구성하는 전체 틀이 이법理法과 신도神道와 인사人事이다. 이를 첫 글자만 따서 ‘이신사’라고 한다. 이理(principles)와 신神(spirits)은 진리의 두 얼굴로, 우주 이법과 신도 세계가 하나 되어 진리를 구성한다. 이법과 신도를 바탕으로 자연 질서가 성숙함에 따라 인간人間 역사 또한 성숙해 나간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았던 선천에는 우주의 이법과 신도와 인사를 하나로 통일하여 전해 주는 성숙한 대도 진리가 없었기 때문에 진리의 전체 면모를 알 수 없었다. 이제 가을개벽기를 맞아 무극대도인 상제님의 추수 진리가 인간 세상에 나옴으로써 진리의 전체 구성 틀이 온전히 드러나게 된 것이다.
🌏천지 변화를 주재하시는 개벽장 하느님
동방에서는 예로부터 우주의 조화성신인 삼신과 하나 되어 우주를 통치하시는 하느님을 삼신상제三神上帝님, 상제上帝님이라 불러 왔다. 삼신이 무형의 조물주 하느님(원신元神)이라면, 삼신상제님은 천지와 만유 생명을 주재하시는 유형의 인격신 하느님(주신主神)이다.
이제 후천 가을개벽을 맞아 천상에서 인간으로 오신 상제님께서는 ‘신도神道와 이법理法’이 하나가 되어 열리는 생명 탄생과 우주 변화의 비밀을 밝혀 주셨다. 그래서 상제님의 진리는 신명 세계의 도와 천지의 이법을 바탕으로 가을 우주의 새 역사를 열어 나가는 진리이다. 천지 만물의 모든 변화는 신도와 이 법, 양자의 조화와 합일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증산 상제님은 김형렬 성도의 집에서 처음 도문을 열고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행하실 때 당신님의 신원을 ‘개벽장開闢長’ 하느님이라고 밝혀 주셨다.
*시속에 어린아이에게 ‘깨복쟁이’라고 희롱하나니 이는 개벽장開闢長이 날 것을 이름이라.
내가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主宰하여 천지를 개벽하여 무궁한 선경의 운수를 정하고
조화정부를 열어 재겁災劫에 싸인 신명과 민중을 건지려 하나니
너는 마음을 순결히 하여 천지공정天地公庭에 수종하라.
내가 세상에 내려오면서 하늘과 땅의 정사政事를 천상의 조정(天朝)에 명하여 다스리도록 하였으나
신축년 이후로는 내가 친히 다스리느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4:3:2~7)
우주는 주기적인 개벽 운동을 통해서 분열과 통일 과정을 반복해 왔다. 여기서 ‘개벽장’이란 말씀은 상제님께서 바로 천지의 개벽을 주재하고 계심을 밝혀 주신 말씀이다. 후천개벽을 통해서 열리는 새 하늘, 새 땅의 가을 우주를 직접 설계하시고 후천 5만 년 새 세계를 여시는 삼계 우주의 주재자, 통치자 하느님이심을 천명闡明한 것이다.
🌏개벽은 천지 시공간의 대전환 운동
상제님께서 집행하시는 천지개벽天地開闢이란 천지일월의 대변국大變局 작용이요 시간과 공간의 대전환大轉換 운동이다. 고전물리학에 의하면 시간은 물질의 밀도와 관계없이 언제나 일정하게 흐르며(절대 시간), 무한히 펼쳐진 공간 역시 시간과는 무관하게 존재했다(절대 공간).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이런 고전물리학적 세계관을 뒤집어 놓았다. 그의 ‘상대성相對性 이론(Theory of Relativity)’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은 둘이 아니라 상호 일체 관계로 존재하면서 ‘4차원의 시공연속체時空連續體(space-time continuum)’를 형성한다. 시간과 공간이 상호 관통하여 일체로 존재한다는 말은 정신精神과 물질物質, 이理와 기氣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우주에 무한히 가득 찬 기氣는 공간을 낳고, 기의 이면에 깃든 변화 원리인 이理는 시간의 흐름으로 나타나 만물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실재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현대 물리학에서는 공간에 가득 차 있는 기를 장場(field)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 시공의 전체 구조는 물체의 질량 분포에 따라 굽어진 채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질량을 가진 물체 주위에 형성되는 중력이 공간을 휘게 하고, 그 물체 주변의 휘어진 특수 공간인 중력장重力場의 세기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것이다.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공간이 휘어지는 정도가 커지고 공간의 휘어짐이 클수록 시간이 더디 흐르게 된다. 쉽게 비유하면 지구보다 질량이 30만 배가 넘는 태양에 시계를 갖다 놓으면 시계가 그만큼 늦게 간다는 것이다.*1)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물질은 ‘장이 고도로 응축된 특수한 시공간’이다. 물질은 시공간과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 구조의 일부를 형성하며, 시공간과 상호 의존하는 일체 관계로 존재한다. 따라서 물체는 자신이 생겨난 전 우주 공간의 변화에 영향을 받으며, 우주 공간도 그 안에 존재하는 물질의 분포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우주 공간의 생성 모체인 장에 전격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우주 공간 자체는 물론 그 안에 존재하는 천지 만물이 동시에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천지天地⋅일월日月⋅성신星辰의 시공 궤도가 수정됨으로써 이루어지는 천지개벽 역시 우주 에너지인 장의 질적 대변화 작용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신비롭고 심오한 우주 현상이다.
*1) 2014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는 이 상대성 이론을 차원 문제와 함께 잘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중력의 영향으로 아버지와 딸이 같은 나이가 되었다. 아버지가 도착한 행성은 지구와의 중력 차이 때문에 시간의 흐름이 다르게 되어 아버지에게는 네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딸에게는 무려 28년이 흐르는 상대적 결과를 낳는다. 다시 돌아온 아버지가 임종을 앞둔 딸을 만나는 상황에 주목해 보기 바란다.
🌏우주 변화의 궁극 목적
다시 현재의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살펴보자. 수많은 갈등과 문제 속에서 선천 종교와 철학 그리고 사상과 윤리와 도덕도 인간을 진정으로 구원하지 못하고, 세상에는 구원을 향한 절규만이 메아리치고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원인 규명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인간과 자연이 분열 성장하는 우주의 봄⋅여름철 시간대를 살아왔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선천에는 궁극적인 인간의 구원과 이상이 실현될 수 없는 이법적, 구조적 환경이 생명 질서의 바탕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선천은 상극相克의 운運이라
상극의 이치가 인간과 만물을 맡아
하늘과 땅에 전란戰亂이 그칠 새 없었나니...(증산도 도전道典 2:17:1~2)
선천에는 위무威武를 보배로 삼아 복과 영화를 이 길에서 구하였나니
이것이 상극의 유전이라.
(증산도 도전道典 5:412:1)
선천은 ‘상극相克’의 운이 지배하는 생장, 분열의 시간대이기 때문에 자연 자체도 인간에게 온갖 재난과 화액을 던져 주고 있었다. 그래서 선천에서는 인간과 세계 구원은 아무리 염원하여도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런데 상제님께서는 지금이 분열하는 선천의 상극相克 시대에서 통일 운동을 하는 후천 상생相生의 시대로 전환하는 천지 개벽기임을 “천지성공天地成功 시대”(도전道典 4:21:1)라는 말씀으로 간명하게 밝혀 주셨다.
지금은 선천개벽으로 인간과 만물을 낳아 길러 온 천지가, 가을개벽의 운수를 맞아 진정한 인간 구원을 이루고 만유 생명을 추수(성공)하려는 때, 즉 천지가 통일 운동으로 전환하여 우주의 꿈과 대이상인 후천 5만 년 지상 낙원 세계가 실현되는 때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때를 상제님께서는 ‘천지성공 시대’라고 하신 것이다.
천지 변화와 인류 역사의 궁극 목적은 인간의 성숙과 후천 가을 우주의 통일 문명을 성취하는 데 있다. 이런 천지의 목적은 만물 생명을 낳아 길러 온 천지일월이 봄⋅여름철의 자신의 공덕을 이루는 후천 가을철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성취된다. 후천 가을개벽을 통해 실현되는 천지성공은 단순히 자연의 변화 도수(질서)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주의 이법[理]을 바탕으로 신도[神]가 작용하고 최종적으로는 인간의 손길[事]을 거쳐서 결과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인간의 손길, 인사人事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이신사理神事의 우주 법칙
우리 진리의 바탕을 ‘이신사理神事’ 이 세 글자로 압축할 수 있다. 이신사 법칙은 상제님이 천지 대자연과 이 세계를 통치하시는 바탕이요 이 우주의 도를 깨닫는 가장 근본이 되는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 세계의 가장 밑뿌리를 이루는 진리의 바탕은 우주의 이법 즉 리理이다. 우주 변화의 원리, 우주 창조 원리가 있는데, 그 핵심은 상제님께서 밝혀 주신 우주 1년의 이치이다. 우주 1년의 변화 이법에 따라 현실 세계가 열려 굴러간다. 그런데 이 우주의 이법만으로는 인간 세상의 온갖 사연과 사건들이 생겨나지 않는다. 우주 이법을 현실 세계에 매개하는 신神의 손길, 즉 신神의 개입이 있어야 비로소 인간 현실 역사에 크고 작은 사건이 전개된다. 이러한 이법理法과 신도神道가 바로 진리의 두 얼굴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주 질서의 기본 원리인 이법이 있고, 여기에 신神이 생명 창조의 근원적인 요소인 기氣를 매개함으로써 현실 세계가 이루어지고 변화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주의 봄⋅여름철이 지나 우주의 가을 시간이 임박하면 천지의 원주인原主人이신 상제님께서 우주의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인간의 현실 역사 속에 직접 들어오시게 된다.
그리하여 동서 인류 문화의 진액을 거두시고 천지자연과 인간 역사의 새 질서를 열어 주심으로써 인간이 선천의 상극 운수를 종결하고 후천 가을 우주의 상생과 조화의 통일 운수를 열어 나가게 된다. 이를 일찍이 프랑스의 의사이자 영능력자인 노스트라다무스는 ‘위대하시고 영원한 하느님은 변혁(revolution)을 완수하기 위하여 오실 것이고, 하느님의 의지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으로 오시어 전하신 구원의 위대한 소식, 우주 법칙으로 밝힌 궁극의 진리가 바로 후천의 추수 진리, 증산도甑山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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