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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쇼트Big Short>로 보는 자본주의의 미래

2024.12.11 11:33 | 조회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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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욱 / 본부도장


영화소개

〈빅쇼트The Big Short〉는 2015년 공개된 미국의 자전 코미디 드라마 영화이다. ‘빅쇼트’의 Short는 공매도空賣渡 또는 선물매도先物賣渡라는 뜻이며, Big Short는 결정적인 공매도라는 의미이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자산을 대여받아 팔고, 낮은 가격으로 구매해 차익을 얻는 반면, 선물거래는 미래에 약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거래하는 계약이다.


이 작품은 『머니볼Moneyball』,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 등의 작가로 잘 알려진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의 논픽션 책 『빅숏Big Short』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영화 〈빅쇼트〉는 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의 원인을 설명하고, 그 어마어마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에는 발군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대형 은행 트레이더 재레드 베넷Jared Vennett(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 분), 전직 트레이더 벤 리커트Ben Rickert(브래드 피트Brad Pitt 분), 펀드매니저 마크 바움Mark Baum(스티브 카렐Steve Carell 분), 캐피털 회사 대표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크리스찬 베일Christian Bale 분)이다.


우선, 영원한 배트맨 크리스천 베일이 모기지 시장 붕괴를 최초로 예언한 마이클 버리 역으로 나온다.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는 1971년생으로 UCLA를 졸업하고 스탠포드에서 신경과 레지던트를 했던 의사이다. 인턴 시절부터 취미 삼아 투자 전망을 웹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눈여겨본 독자들이 그의 조언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결국 투자 회사들도 그를 주목했다. 그의 천재적 투자성은 그가 앓았던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에 기인한다고 보기도 한다. 마이클 버리의 비상식적인 투자가 소문나면서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인 나머지 세 명이 각자의 팀과 함께 일생일대의 같은 투자를 하게 된다.


이미 20세기 초 서구 문명의 몰락을 예견했던 독일 철학자 오스발트 슈펭글러Oswald Spengler의 말처럼 세계 석학들은 돈으로 모든 것을 대변하는 자본주의가 붕괴될 것이라고 말한다. 〈빅쇼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파헤치며 “백년탐물百年貪物이 일조진一朝塵이라.”(도전道典 9:19:7)라는 증산도 『도전道典』 말씀을 실감할 수 있게 해 준다.



백년탐물百年貪物이 일조진一朝塵이라.

(도전道典 9:19:7)


━━━━⊱⋆⊰━━━━


금융을 뒤집어 놓은 루이스 레이니어리



여러분, 돈 법시다! 돈 벌 준비됐죠?

- 루이스 레이니어리 극 중 대사


경제 위기, 사건, 사고의 책임을 한 사람에게 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원흉들은 반드시 있다. 루이스 레이니어리Lewis Ranieri의 아이디어는 2008년 금융위기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는 원작자 마이클 루이스가 몸담았던 살로먼 브라더스Salomon Brothers의 부사장이었는데, 흔히 ‘모기지Mortgage(주택담보대출) 채권’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모기지 채권은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며 발생한다. 이때 은행은 주택에 근저당根抵當을 설정한다. 이것이 모기지 채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은 대출에 대한 이자 수익을 챙기고 채무자 즉, 대출자는 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한다. 만일 채무자가 이를 상환하지 않으면 은행은 저당권을 발동해 집을 경매하여 대출금을 회수하므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은행은 이를 위한 대출금을 마련해야 한다. 즉, 대출금 마련을 위한 투자자가 필요한 것이다. 루이스 레이니어리는 여기서 착안해 모기지 채권 즉, ‘주택저당증권(MBS : Mortgage-backed security)’라는 상품을 개발한다. 엄밀히 말해 그의 공헌은 그 이전부터 있었던 MBS로 새로운 MBS 시장을 창출했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여러 개의 주택 저당권을 묶어서 투자자들에게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주고 투자 이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MBS는 주택이라는 현물이 있으므로 신용도가 높았다. 때문에 새로운 안정적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 특히 연기금年基金 운용자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게다가 MBS는 필요에 따라 사고팔 수도 있었다. MBS의 인기가 높을수록 은행은 더욱더 많은 모기지 론mortgage loan 즉, 주택담보대출을 하기 시작했고, 주택 시장에 자금이 풀리자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


은행은 대출을 하고, 그 저당권으로 MBS를 팔아 현금화하고 다시 그 현금을 대출하는 것을 반복해 나갔다. 은행은 두 가지 확신 즉, 주택이라는 담보물이 있고, 누구나 다 모기지를 갚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끝없이 대출을 해 주었다. 그럴수록 수수료와 이자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직업이 없고 신용도가 낮은 이들에게도 대출이 시작되었고, 심지어는 죽은 사람의 이름이나 고양이 이름으로 대출받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영화에서도 모기지 론이 연체된 사람들을 찾아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은 집세를 꼬박꼬박 내는데 집주인은 자기 개 이름으로 대출을 했다는 장면이 나온다. 세입자는 집을 비워야 하는지 걱정한다.

[그림5] 개 이름으로 대출


이 역시 은행이 조장한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신용도가 낮을수록 수수료와 이자가 더 비싸기 때문이다. 이렇게 낮은 신용도에 대출하는 것을 ‘서브프라임 모기지’라고 부른다. 나중에는 괜찮은 신용 등급의 MBS와 낮은 신용 등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MBS를 섞어 부채담보부 증권(CDO :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라는 이름으로 둔갑시켜 판매했다.


연간 …… 500억, 1천억, 2천억의 ‘모기지’ 채권과 …… 기타 채권을 주무르며 변변찮은 은행업이 미국 최고의 업종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 30년이 지난 2008년 어느 날 모든 게 무너졌습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베어 스턴스(The Bear Stearns Companies)’를 미 연준(FED)이 매각하기로 하자 …… 현대 최악의 금융 위기로 불렸습니다. 수십 년 동안 이런 금융 재앙은 없었으며 미국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사태입니다. 결국 ‘루이스 레이니어리’의 ‘모기지’는 괴물로 돌변하더니 전 세계 경제를 무너뜨렸습니다.

- 극 중 설명


그들은 엄청난 거짓말을 꿰뚫어 봤습니다. 대체 뭘 했길래 그게 가능했냐고요? 관찰했습니다.

- 극 중 설명


그런데 이 영화는 이 사태를 예견한 몇몇이 있었고, 그들의 행동을 추적해 보여 준다. 전 세계가 잔치를 즐길 동안 ‘일부 괴짜’들은 상황을 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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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붕괴를 최초로 예측한 마이클 버리

어릴 적 한쪽 눈을 잃었고, 자폐 증상도 있던 마이클 버리는 모기지 시장 붕괴를 최초로 예언한다. 사무실에 틀어박혀 데이터만 들여다보는 그를 향해 투자자는 “자네가 그럴 때마다 우리가 돈을 벌었는데.”라며 뭔가 발견했다고 기대했지만, 다들 바위처럼 단단한 것으로 생각하는 주택 시장이 붕괴할 것이라는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쯤에서 영화는 관객을 향해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미국 금융 시장인 월Wall가에서 주택저당증권이니 서브프라임 대출이니 이런 어려운 용어들을 쓰는 이유는 그들이 우월감을 느끼고, 일반인들이 그들을 내버려 두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위험한 모기지론을 서브프라임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서브프라임은 곧 똥이죠. 우리 친구 마이클 버리는 65%가 AAA 등급이라던 이 모기지 채권이 다 똥으로 채워졌단 걸 깨달은 거예요.

- 극 중 설명




결국 마이클 버리는 증권사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를 찾아가 주택 시장 폭락에 돈을 건다. 골드만 삭스 직원들은 주택 시장은 절대 붕괴할 리 없다며 어이없어하고 자신들이 돈을 잃을 일이 없다고 판단하며 1억 달러 규모의 신용부도스와프(CDS : Credit default swap)를 판다. 신용부도스와프는 채권에 대한 보험인데, 채권이 부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경우 그 손실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보전받는 것이다. 마이클 버리가 돌아가자 이 직원들은 저런 바보를 보라며 박장대소한다.


버리는 도이체 방크Deutsche Bank로 바로 옮겨 가서 이번엔 2억 달러를 제시한다. 연이어 컨트리와이드Countrywide 은행,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등등을 방문해 하락에 투자를 한다. 총 13억 달러(1조 8천억 원) 규모다. 그를 믿고 투자 전략을 전적으로 맡겼던 회사들도 불안해한다. 최고조로 호황을 누리고 있던 주택 시장의 폭락에 월가의 절반을 휩쓸어 투자를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


재레드 베넷과 마크 바움의 일화

그런데 우연히도 대형 은행 트레이더 재레드 베넷에게 이 정보가 전해진다. 마이클 버리를 비웃던 도이체방크 직원이 한 파티에 가게 되고 거기서 “어떤 멍청이에게 모기지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 2억 달러어치를 팔았다.”고 떠들었는데 이 내용을 재레드 베넷이 들은 것이다. 재레드는 자기 부하로 중국 수학경시대회 2등을 한 수학 전문가에게 분석을 맡기고 버리가 맞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더 재밌는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재레드의 부하 직원이 하락에 투자하기 위해 전화를 하다가 잘못된 전화로 이 내용을 전하는데 그 회사가 우연히도 펀드매니저 마크 바움의 회사였다. 마크 바움은 이 내용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채고 재레드를 만난다. 어릴 때부터 누구도 믿지 않았던 마크 바움은 거짓을 포착하는 데 도가 텄고, 자기가 찾은 거짓에 대해 떠들고 다녔다.


근데 이곳은 전쟁터야. 당신은 몰라. 온갖 사람들이 대놓고 사기를 치는데, 다들 너무 태평하다고. 전부 사기를 당하고 있는데 사람들 머릿속엔 야구 생각뿐이야. 여배우 스캔들에나 관심을 갖는다고!

- 마크 바움


이 대사를 보면 은행과 월가가 대놓고 사기를 치고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야구와 여배우 스캔들에만 관심을 갖고 사기당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불타는 집 앞에 서서 화재보험을 들어 주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채권이 뭐로 구성됐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채권이 너무 위험해서 안 팔리면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알아요? 안 팔린 것끼리 묶어서 CDO(부채담보부증권)로 만들죠. 팔리지 않은 B, BB, BBB 등급을 하나로 모으는 거죠. 양이 충분히 모이면 갑자기 다양화된 걸로 여겨져서 신용 평가사들이 92% AAA 등급을 줍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죠.

- 재레드 베넷


CDO 이것 때문에 주택 시장 위기가 경제 재앙으로 이어졌다. 영화는 이 복잡한 상황을 다시 친절히 설명하기 위해 유명 셰프chef를 불러온다.


마이클 버리가 채권을 공매도하듯 금요일에 생선을 주문했죠. 근데 생선 일부가 안 팔린 겁니다. 넙치의 지능이 돌고래와 동급이란 발표라도 났나 봐요. 어쩔까요? 팔리지 않은 생선 즉, 채권의 BBB 등급들을 전부 버리고 손실을 받아들일까요? 아뇨, 전 교활한 셰프이기 때문에 팔지 못한 부분은 해물 스튜에 넣습니다. 오래된 생선이 아닙니다. 새로운 메뉴죠. 가장 좋은 점은 사흘 된 넙치를 팔았다는 겁니다. 그게 바로 CDO입니다. - 안소니 부르댕 셰프


안 팔린 생선을 해물탕으로 만들어 파는 게 CDO고 사람들은 맛있게 먹는다는 얘기다. 의심 많은 마크 바움은 이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철저한 현장 조사를 하는데, 곧바로 이게 전부 사기임을 파악하고 마침내 스와프를 매수한다.


모기지 채권은 개똥이고 CDO는 고양이 똥에 쌓인 개똥이다? 이건 사기야, 전부 다. 스와프를 5천만 달러 매수해.

- 마크 바움


━━━━⊱⋆⊰━━━━


벤 리커트의 일화

작은 규모의 브라운필드 펀드Brownfield Fund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제이미Jamie와 찰리Charlie는 재레드 베넷의 소문을 듣고 이 거품에 대해 알게 된다. 그들은 같은 동네 사람으로 전직 트레이더였던 벤 리커트에게 이 자료를 보내 도움을 받기로 하는데, 벤은 이것이 사실임을 확인해 준다. 벤 리커트는 본래부터 금융 제도가 실패할 것이며 전 세계가 망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제이미와 찰리의 투자사는 작은 규모여서 공매도의 자격을 얻지 못해 벤에게 부탁을 하자, 월가를 증오하는 벤이지만 도와주게 된다. 남들이 모르는 정보로 투자해서 신이 나자 제이미와 찰리는 들뜬 기색을 보이고, 이를 목격한 벤은 화를 낸다.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벤의 대사는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관객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보낸다.


너흰 지금 미국 경제가 무너진다에 돈을 걸었어. 우리가 옳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수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퇴직금을 잃고 직장을 잃어. 실업률이 1% 증가하면 4만 명이 죽는다는 거 알아? 우린 지금 미국 국민들이 망하는 데 배팅한 거야. 춤 추지 마. - 벤 리커트




우린 지금 미국 국민들이 망하는 데 배팅한 거야. 춤 추지 마.


━━━━⊱⋆⊰━━━━


자본주의의 종말

영화 결말부로 가면서 월가에는 모기지 연체율 최고 기록, 백만 가구에 육박이라는 문구가 지나간다. 그런데 채권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가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하락에 모든 걸 투자한 이 네 팀은 당황하고 자신들이 잘못 판단한 건지 고민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크 바움은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 부채담보부증권) 관리자라는 사람을 만나 CDO 시스템에 대해서 듣게 되는데, 이 관리자는 부실로 가득 찬 신용부도스와프들로 구성된 CDO들을 ‘합성 CDO’라고 하고 이것도 판매한다는 걸 알게 된다. 더구나 합성 CDO들을 모은 ‘합성 CDO의 합성 CDO’가 생겨나면서 그 규모는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며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마이클 버리가 발견한 모기지 채권이 성냥이고 CDO가 휘발유 젖은 걸레라면 합성 CDO는 술 취한 대통령의 손에 든 핵폭탄이었습니다. 마크 바움은 세계 경제가 무너질 수 있음을 깨달았죠 

– 극 중 설명


Everyone, deep in their hearts, is waiting for the end of the world to come.

모두가 내심 세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 『1Q84』


두 사람은 자본주의의 종말을 외치는 코딱지 헤지 펀드에 불과해.

-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마크 바움은 세계 경제가 무너질 수 있음을 깨달았죠.

자본주의의 종말이라고요.



영화는 여기서 사람들의 속마음이 이것일지도 모른다는 문구를 띄운다. 어쩌면 모래 위에 쌓아 올린 성처럼 자본주의의 종말이 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찰리의 대사로 메시지를 전한다. 긴장된 상황은 드디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는 국면으로 진입하는데, CDO의 가격에 변동이 없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제이미와 찰리는 언론을 찾아가 모두가 사기를 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놀랍게도 언론은 월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기사를 쓰기 곤란하다고 말한다.


━━━━⊱⋆⊰━━━━


영화의 결말

은행 및 신용 평가사 임원 수백 명이 옥살이하게 됐습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개혁을 거쳤고 의회는 대형 은행을 잘게 분해하고 모기지와 파생상품 업계를 규제했죠.


“뻥이에요.” 은행들은 국민의 혈세를 받아서 보너스를 두둑이 챙기고 로비를 통해 개혁을 중단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민자와 가난한 사람, 심지어 교사까지 탓했죠. 감방에 간 은행 간부는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 영화 해설


이 엄청난 사기극을 치르고 모든 것은 바로잡혔을까?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들은 하던 짓을 그대로 한다. 상황이 진정되었을 땐 연기금, 부동산 가치 퇴직금, 예금, 채권의 5조 달러 상당이 증발한 뒤였다. 8백만 명이 실직하고 6백만 명이 집을 잃었다. 미국에서만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2015년에 몇몇 대형 은행이 ‘맞춤형 트렌치 기회’란 상품을 대규모로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블룸버그Bloomberg 뉴스에 따르면 이는 CDO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했다. 하던 짓을 그대로 하고 있고, 사람들은 같은 형태로 또다시 휩쓸려 가고 있다는 뜻이다.


━━━━⊱⋆⊰━━━━


결론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인 김수행金秀行 교수는 『세계대공황: 자본주의의 종말과 새로운 사회의 사이』라는 책에서 오늘날의 경제 상황을 제3차 세계 대공황이라고 주장한다. 세계 대공황大恐慌(The Great Depression)의 역사와 최근 금융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토대로 대공황의 근거를 분석하면서, 자본주의를 타도하지 않는 한 공황은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흔히 1930년대에 겪고 넘어갔다고 여겨지는 대공황을 세계 경제는 1970년대에 실제로 다시 한번 겪은 바 있고, 이제는 세 번째로 경험하고 있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서야 극복되면서 혼합경제混合經濟(시장경제와 계획경제의 혼합) 체제를 낳았던 첫 번째 세계 대공황과, 석유파동으로 촉발되어 신자유주의新自由主義(정부의 역할 최소화 및 시장의 자유화 확대)의 등장을 야기한 두 번째 위기를 제2차 세계 대공황으로 보고,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현재까지의 경제 위기를 제3차 세계 대공황으로 분석한다. 즉 현재 우리는 3차 세계 대공황 중에 있고 기존의 자본 축적 방식과 세계 질서를 재편하지 않고서는 극복할 수 없는 구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무신년戊申年(1908년) 가을, 개벽 시간대에 벌어질 문명의 수난을 파탄破綻 도수로 천지에 질정해 두셨다. 구舊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 정세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주도해 왔고 자본주의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승리한 자본주의는 인류에게 무한한 성장과 행복을 안겨다 줄 것처럼 보였고, 사람들은 이를 믿으려 했다.


그러나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 대형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의 파산으로 세상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이 전 세계에 미친 결과를 온몸으로 체험하였다. 일찍이 마르크스Marx는 자본주의의 붕괴를 말했었다. 자본주의 경제학의 대부라 일컫는 케인스Keynes마저도 자본주의는 몰락할 것이라 했다. 국제무역 이론 전문가인 라비 바트라Ravi Batra 교수는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세계 경제는 대공황에 접어들게 된다. 대공황과 어쩌면 그와 더불어 일어나는 전쟁으로 인한 유혈 사태가 발생하는 가운데, 자본주의는 붕괴할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붕괴는 결코 세계의 붕괴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본주의의 붕괴 이후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월등한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낼 것이고, 그 결과 세계는 황금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 그러니까 싫든 좋든 우리들은 역사적으로 대단한 시대에 태어나, 엄청난 변혁기의 목격자가 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라비 바트라, 『세계대공황』, 59~60쪽)


바트라 교수는 세계적인 불황이 지나면 지금과 같은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 질서가 해체되고, 새로운 사회 세력이 등장하여 전례 없는 번영의 사회, 이른바 ‘새로운 황금시대(New Golden Age)’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경원京元의 집에 복록소福祿所를 정하신다.”(도전道典 5:274:12)라고 하셨다. 복록소는 후천의 경제 질서를 다스리는 통제 기구로 대개벽 후 세계일가 통일정권이 들어서면서 발족된다. 복록소에서 지구촌의 녹줄 창출과 분배를 담당함으로써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궁극 목적을 실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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