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가의집에서 열리는 주제전은 다양한 시대와 장소에서 촬영된 국내외 다큐멘터리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어 '기록과 표현'이라는 사진전의 테마를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축제의 주제전은 '기록'을 대표하는 세계적 사진작가 마틴 파(Martin Parr)와 '표현'의 대표 작가로 꼽히는 다이도 모리야마가 중심이 되어 꾸며졌다.
주제전 기획 의도는 서양과 컬러사진을 대표하는 마틴 파와 동양과 흑백사진을 대표하는 모리야마 다이도를 연결해 기록과 표현, 서양과 동양, 컬러와 흑백이라는 사진의 본성을 끌어내 사진 본질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제전은 마틴 파와 모리야마 작품 외에도 조춘만을 비롯한 국내 작가 6명의 작품이 함께해 총 16명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는 다양한 시대와 장소에서 촬영된 국내·외 다큐멘터리 사진들로 구성돼, 각각의 사진이 어떠한 방식으로 현실을 기록하고 표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각 작가가 다양한 방법과 자신만의 시각으로 예술사진과의 경계를 해체하려 시도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사진작가별로 작은 독립 공간으로 꾸며, 작가가 표현하려는 내용을 짜임새 있게 잘 전시하고 있다. 또한, 사진의 가장 큰 장점인 기록적인 속성을 사진작가들은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호소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성과 생태환경을 테마로 한 작품과 함께 신 시각전, 충청향토작가전, 생태환경전과 아카데미사진탐구전 디스커버리전의 특별전은 각각의 독립된 공간에서 다채롭게 열리고 있다. 해외 협력 특별전은 세계적인 사진 플랫폼인 렌즈컬처와 협업해 거리사진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지역작가 전시인 '향토작가전'에서는 흑백사진 작가인 조임환과 접근하기 어려운 동학사 비구니의 일상을 기록한 신영팔, 충북사진작가 1호인 김윤기 작가의 '대청호 수몰민'사진을 만날 수 있다. 부대행사로 '대전반려동물사진공모전' 출품작 전시가 대전엑스포시민공원 미디어큐브동 3층에서 열리고 있다.
탈북자의 사진들과 북한 풍경을 담은 주제전의 한 코너도 있는데, 북에 있던 탈북자 가족들은 모두 사형이 집행되어 사진 촬영을 허용했다고 한다. 숙연한 마음과 남북 현실의 아픔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며, 탈북자들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는 길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이 담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으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대전의 문화 예술 자원을 활용해 세계적 사진 예술 도시로 도약하고자 하는 목표를 충분히 보여주었고 기획력도 돋보인 사진 축제였다.
<참고문헌>
1. 성낙원, "대전국제사진축제", 대전일보, 2024.11.19일자.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