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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천년고찰 고운사 전소

대선 | 2025.03.27 12:53 | 조회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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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로 전소된 ‘천년사찰’ 고운사···신도들 “허망하고 참담” 눈물

경향신문,이삭 기자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 주요 건물이 화재로 소실돼 흔적만 남아 있다. 전날 오후 4시 50분께 시작된 화재로 보물인 연수전과 가운루, 연지암, 극락전, 등이 불탔다. 2025.3.36 의성 | 성동훈 기자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 주요 건물이 화재로 소실돼 흔적만 남아 있다. 전날 오후 4시 50분께 시작된 화재로 보물인 연수전과 가운루, 연지암, 극락전, 등이 불탔다. 2025.3.36 의성 | 성동훈 기자

“허망하고 참담하네요.” 26일 오전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에서 만난 이상복씨(84)는 화마로 불에 타버린 사찰 건물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는 “어제(25일) 고운사가 불에 모두 타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아침 한달음에 사찰로 달려왔다”며 “불에 타 버린 사찰을 보자마자 말문이 막혔다”고 했다.

의성 산불은 천년고찰 고운사도 집어삼켰다.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는 경북을 대표하는 대형 사찰 중 하나다.

이날 오전 찾은 고운사 주변은 희뿌연 안개가 내려앉은 듯했다. 화재로 무너진 건물 곳곳에서는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지난해 7월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는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가운루는 계곡을 가로질러 건립한 누각 형식의 건물로 기존의 사찰누각과는 다른 독특한 구조의 건물이다. 자연과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가운루는 이번 화재를 피해 가지 못했다. 가운루 주변에는 숯처럼 변해버린 나무 잔해들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들어 가고 있었다. 사찰 관계자들이 가운루를 화마에서 지키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소방호스도 잿더미에 파묻혀 녹아있었다.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 주요 건물이 화재로 소실돼 흔적만 남아 있다. 전날 오후 4시 50분께 시작된 화재로 보물인 연수전과 가운루, 연지암, 극락전, 등이 불탔다. 2025.3.36 의성 | 성동훈 기자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천년고찰 고운사 주요 건물이 화재로 소실돼 흔적만 남아 있다. 전날 오후 4시 50분께 시작된 화재로 보물인 연수전과 가운루, 연지암, 극락전, 등이 불탔다. 2025.3.36 의성 | 성동훈 기자

2020년 국가 보물로 지정된 조선 시대 건축물 연수전도 이번 산불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연수전 건물은 무너져 내렸고, 주변에는 기왓장들만 널브러져 있었다. 연수전을 소개하는 팻말만이 온전한 모습으로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범종각도 모두 불에 타 무너졌다.

연수전을 상징하던 선명하고 아름다운 단청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희뿌연 잿더미만 남았다. 범종은 불에서 살아남았지만 뜨거운 열기에 곳곳이 갈라져 있었고, 주변에는 아직도 열기가 남아있는 듯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이날 고운사에는 지역 주민과 신도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안동시 일직면에 사는 A씨(75)도 이날 이곳을 찾아 고운사를 둘러봤다. A씨는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고운사가 전소됐다는 소식에 걱정이 돼 찾아왔다”며 “어릴 때부터 왔던 곳인데 산불로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며 씁쓸해 했다.

26일 대형산불로 주요 건물이 소실된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대웅전 안에 방염포로 싸맨 불상이 남아 있다. 전날 오후 4시 50분께 시작된 화재로 보물인 연수전과 가운루, 연지암, 극락전, 등이 불탔다. 2025.3.36 의성 | 성동훈 기자

26일 대형산불로 주요 건물이 소실된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대웅전 안에 방염포로 싸맨 불상이 남아 있다. 전날 오후 4시 50분께 시작된 화재로 보물인 연수전과 가운루, 연지암, 극락전, 등이 불탔다. 2025.3.36 의성 | 성동훈 기자

이날 경북도와 의성군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고운사 전각 18채가 소실됐다. 대웅전과 명부전 등을 포함한 전각 11채는 이번 화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대웅전에 남아있던 불상에는 방염포가 꽁꽁 싸매져 있었다. 신도들은 잿가루가 들이닥친 대웅전과 명부전을 연신 청소하며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운사는 이번 산불에 앞서 지난 24일 대웅보전 석가모니후불탱화와 불상, 책, 현판 등을 의성조문국박물관 수장고와 인근 영주 부석사 등으로 옮겼다.

고운사 관계자는 “화재 당시 사찰에 승려 등 20여명이 마지막까지 남아 지난 25일 오후 4시50쯤 약사여래불을 차에 태우고 탈출했다”며 “이후 산불이 사찰을 덮쳤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사무를 보는 종무소를 비롯해 사찰이 대부분 불에 타 막막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문화유산은 고운사뿐만이 아니다. 국가유산청 집계를 보면 경북도 유형문화유산인 청송군의 ‘만세루’도 이번 산불로 전소됐다. 문화유산은 아니지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안동의 ‘만휴정’은 화마를 피해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주변 숲과 계곡인 ‘만휴정 원림’은 전소됐다.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이제 세계문화유산인 안동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산불로부터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날 오후 찾아간 안동하회마을은 뿌연 연기로 뒤덮여 있었다. 산불이 강한바람을 타고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하회마을과 직선거리로 5.4㎞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은 소방호수를 사용해 하회마을에 있는 기와집과 초가집에 연신 물을 뿌려댔다. 바람이 불때마다 회색 잿가루도 이리저리 날렸다. 한 때 대피했다가 마을을 다시 찾은 주민들은 소방관들이 물을 뿌리는 모습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주민 서원숙씨(84)는 “담뱃불 하나에도 불이날까 무섭다. 이번 산불로 초가집에 불이 붙어 마을이 타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빨리 비가 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이날 바람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초가집 등이 있는 하회마을 특성상 작은 불씨에도 큰 불로 번질 수 있어서다. 소방당국은 하회마을에 차량 19대와 인력 111명을 배치했고, 병산서원에는 차량 11대, 인력 45명을 배치해 대응 중이다.

소방 관계자는 “지금은 잿가루가 날리는 것에 그치겠지만 강풍이 불면 불씨가 바람에 날려 마을에 올 수 도 있다”며 “확산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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