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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의 교훈

신상구 | 2026.06.30 12:39 | 조회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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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우디의 교훈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 서거 100주기인 10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중앙 첨탑 ‘예수 그리스도의 탑’ 봉헌식이 열렸다. 높이 172.5m로 독일 울름 대성당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가 됐지만, 탑은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173m)보다 조금 낮다. 인간의 건축물이 신의 자연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가우디의 뜻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이제 18개 탑을 포함해 성당의 외관과 구조는 사실상 완성됐다. 12개 탑은 예수의 12사도를, 4개는 복음사가를, 1개는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며 모두 중앙탑을 향해 배치돼 있다. 영광의 파사드와 대광장 공사가 남아 있어 완공은 2034년으로 예정돼 있다.

  수백 년에 걸쳐 지어진 성당이 사그라다 파밀리아만은 아니다. 쾰른 대성당은 600여 년, 밀라노 대성당은 약 580년,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270여 년이 걸렸다. 그러나 이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지연된 건축물이라면,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처음부터 “착수 세대는 완공을 보지 못한다”는 전제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한 생애로는 불가능한 방대한 설계 앞에 가우디는 “나의 고객(신)은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가우디가 생전에 완성을 지켜본 탑은 1925년 완공된 바르나바 탑 하나뿐이었다. 그 이듬해 가우디가 전차 사고로 숨지면서, 제자들과 후대 건축가들이 그가 남긴 도면과 모형,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갔다. 긴 시간동안 스페인 내전, 화재, 코로나 등의 위기를 거치기도 했지만 1990년대 이후 3D 모델링과 정밀 가공 기술 덕분에 불가능해 보이던 설계가 현실로 이뤄졌다. 결과를 소유하려는 욕심을 버린 사람들의 세대를 넘어선 작업이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에는 해마다 490만 명이 찾는다. 사람들이 성당에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과정을 보며 역사를 함께 만드는 듯한 느낌, 자신이 사라진 뒤에도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주는 감동이다. 임기 안의 성과만을 좇는 정치가 만연한 곳에서는 ‘나보다 오래가는 일’이 존재할 수 없다. ‘내가 심은 나무 그늘에 내가 앉지 못해도 괜찮다’는 자세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우리에게 전한다.<최현미, “가우디의 교훈”, 문화일보, 2026.6.15일자.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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