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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멋진 동네, 종로3가"

신상구 | 2026.09.19 14:01 | 조회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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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 멋진 동네, 종로3가"

 

  1968년 김현옥 서울시장은 일명 ‘나비 작전’을 실시했다. 당시 종로3가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윤락가. 통칭 ‘종삼’으로 불렸다. 이를 해체하고 청량리·미아리·영등포 등지로 분산시키는 철거 작업이었다. 이철용의 소설 ‘어둠의 자식들’에 이런 내용이 있다. “그 골목 안쪽은 낮에도 어두웠다. 붉은빛이 도는 창문 너머로 얼굴 내민 여자들과, 그 앞을 서성이는 사내들. 인간의 존엄성이 아니라 오직 하루 치의 생존만이 거래되는 시장이었다.”

  몇 년 뒤 종로3가는 청춘과 문화의 중심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1972년 본지 연재 소설 ‘별들의 고향’에서 작가 최인호는 말했다. “젊은이들의 열기로 넘쳐났다. 극장 앞 길거리마다 화려한 간판이 불을 밝히고 있었고, 찻집과 음악 감상실에서는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거리를 메웠다. 꿈과 낭만으로 가득 찬 딴 세상 같았다.” 단성사·피카디리·서울극장이 거기 있었다.

   지금은 낮과 밤, 그리고 구역 따라 다른 얼굴을 가진 거리다. 탑골공원과 종묘 광장 일대는 시니어 복지 공간이다. 아직도 남아 있는 5000원짜리 해장국집과 7000원 이발소가 어르신들에게 온기를 전한다. 반면 익선동 근처는 청년과 외국인 여행객 성지다. 어깨를 부딪쳐야 통과할 만큼 좁은 골목길에서 줄을 서고, 밤이 되면 ‘야장’이라 불리는 야외 포장마차 거리를 가득 메운다.

   영국의 글로벌 도시·여행 매체 타임아웃이 발표한 ‘2026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World’s Coolest Neighbourhoods)’에서 서울 종로3가가 1위를 차지했다. CNN 등 외신들이 여행 및 문화 섹션과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집중 보도한 뉴스다. 100년 된 한옥 골목과 서순라길 돌담, 그리고 세련된 미쉐린 레스토랑 대신 ‘야장’의 플라스틱 의자가 트렌드의 중심이 된 기이하고도 활기찬 풍경이라고 했다. 낮에는 어르신과 전통 상인, 밤에는 청년과 외국인 여행객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교차점이라고도 했다.

   영국 매체가 그 고단하고 묵직한 역사까지 알고 뽑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K컬처 바람 타고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가 된 지금 한국의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종로(鍾路)는 본디 새벽과 밤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던 조선왕조 600년의 중심이었다. 옛것을 헐어내지 않고 덧입힌 덕에, 그 거리에는 보기 드문 시간의 레이어가 켜켜이 쌓여있다. 붉은 등불 뒷골목에서 세계 최고 멋진 동네로 변신한 종로3가를 축하한다.<어수웅, “ 세계 최고 멋진 동네, 종로3가", 조선일보, 2026.9.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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