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통치자이신 증산 상제님께서는 병든 천지를 치유하여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천지공사天地公事를 집행하셨습니다. 천지공사란 천지인 삼계를 새롭게 하시는 상제님의 성업聖業이란 뜻입니다.
(1) 원시반본原始返本
상제님은 천지공사를 임의로 보신 것이 아니라 우주 원리를 바탕으로 집행하셨습니다. 잠시 가을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수확의 계절, 열매, 풍성함 등이 떠오를 것입니다. 가을이 되면 봄여름 동안 무성하게 잎과 가지를 벌리던 초목이 열매를 맺습니다.
그리고 가지 끝까지 뻗었던 나무의 진액이 뿌리로 돌아갑니다. 이처럼 생명이 자신과 꼭 닮은 열매를 맺고 진액을 뿌리로 되돌리는 현상을 원시반본原始反本이라 합니다. 가을은 만물이 원시로 반본하는 때인 것입니다.
원시반본은 문자적으로는‘시원을 찾아 뿌리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원시’라 하는 것은‘본래 제가 생긴 모습’을 말합니다. 그래서‘원시반본’이란‘제 뿌리, 제 바탕, 제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말입니다.
이 원시반본이 바로 천지공사의 근본정신이자 가을개벽의 구원 정신, 추수 정신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유한한 생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한한 생명을 무한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원시반본하여 자신과 꼭 닮은 자식을 낳아서 그 자식이 자신의 삶을 잇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원시반본에는‘가을철에 뿌리(근원)로 돌아가지 않으면 생명이 소멸될 수밖에 없다’는 구원의 절대 명제가 담겨 있습니다. 하추 교체기인 지금 이때, 원시반본은 우리에게 제1의 생명의 과제요 삶의 궁극의 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원시반본의 실례를 짚어보고 넘어갈까요?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자란 뒤 산란을 위해 생명을 걸고 강을 거슬러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알을 낳습니다. 우리는 매일 집에서 나와 직장에서 일을 하고 다시 생명의 보금자리인 집으로 원시반본하여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집에 돌아와 잘 쉬지 못하면 피로가 쌓이고 이것이 반복되면 병이 됩니다.
이처럼 생명체에 원시반본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병이 들고 결국 죽게 됩니다. 한국인 전체가 가장 쉽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원시반본의 사례는 명절 때 수천만 명이 고향을 찾아가는 모습일 것입니다. 인간과 생명체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뿌리를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원시반본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돌아가야 할 뿌리와 근본은 무엇일까요?
첫째, ‘자기 생명의 뿌리’입니다. 부모와 조상은 내 생명의 뿌리이며 자손인 우리는 그 열매입니다. 나무에 비유하면 자손은 조상의 생기가 이어지게 하는‘생명의 숨구멍’입니다.
다 죽어가는 고목일지라도 순이 하나라도 붙어 있으면 나무 전체가 사는 것처럼, 가을 천지개벽에서 자손이 하나라도 살아남아야 조상의 생명줄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게 됩니다.
둘째, ‘역사의 뿌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동방 한민족에게는 환인·환웅·단군 삼성조가 계십니다. 태상종도사님께서는“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자식을 낳아 놓고 성을 가르쳐주지 않는 것과 같다”라고 하셨습니다.
한때 패권을 쥐며 천하를 호령하던 민족도 역사를 잃어버리고 타민족에 동화된 경우가 많고, 반대로 유대족처럼 나라는 없었지만 역사를 잃지 않고 뭉쳐서 다시 나라를 세운 경우도 있습니다.
한 민족이 제 역사를 잃으면 민족 전체가 사라지는 것이니 역사의 뿌리를 찾는 것도 자신의 뿌리를 찾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셋째, ‘진리의 뿌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가을은 상제님의 말씀 그대로‘만수일본萬殊一本’, 곧 만 갈래의 변화가 모두 하나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때입니다.
그 하나의 근본이자 진리의 뿌리가 되는 자리는 무엇일까요?
바로 천지를 주재하는 하느님이신 상제님입니다. 상제님은 또한 뭇 생명의 아버지이시고 우리는 상제님의 아들딸입니다.
우리가 찾아야 할 생명의 궁극의 뿌리는 바로 상제님입니다.
그러므로 가을 천지 개벽기에는 상제님 진리를 만나야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보은報恩
원시반본을 실천하는 제1의 정신이 보은입니다. 보은은 문자적으로‘받은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을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는 하나도 없습니다. 농부라도 아버지 하늘의 따스한 햇빛과 물, 포근한 땅 어머니의 자양분이 있어야만 곡식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천지부모와 사람들과 끊임없이 은혜를 주고받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원시로 반본하는 가을 개벽기에는 반드시 대자연과 나, 천지신명·조상·부모·친구와 나 등 수많은 관계에서 받은 은혜에 보답(보은)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지구상의 뭇 생명이 보은해야 할 궁극의 대상은 무엇일까요? 예로부터 동방 문화에서는‘부천모지父天母地, 하늘은 아버지요 땅은 어머니’라 하였습니다.
하늘과 땅은 모든 인간과 만물의 생명을 낳은 큰 부모이므로 인간이 받은 가장 큰 은혜는 바로 천지로부터 비롯됩니다.
천지부모에 대한 보은을 상제님께서는‘천지보은天地報恩’이라 하셨습니다.
이 말씀 속에는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만물의 바탕인 천지부모와, 천지의 주인이신 상제님께 보은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상제님께 보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것은 상제님의 참 뜻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상제님이 지상에 강세하신 것은 가을 천지 개벽기에 인류를 구원하여 후천 조화선경으로 넘겨주시기 위해서입니다.
후천 세상으로 넘어가는 방법은 상제님의 진리에 있습니다. 그래서 상제님의 도를 널리 전해 천지에서 농사지은 인간 생명을 한 사람이라도 더 건져내는 것이 천지부모에 대한 궁극의 보은이며, 상제님께 대한 보은의 첫걸음입니다.
(3) 상생相生
상생은 어느 듯 일상용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상생을 말하면서도 정작 상생의 진정한 뜻은 잘 모릅니다. 상생을‘이제는 싸우지 말고 잘 지내자, 함께 잘 살자’고 하는 공생이나 win-win 정도 의미로 알고 있을 뿐입니다.
상생은, 문자적으로는 서로 상相자에, 살릴 생生자로, ‘서로 살린다’,‘ 남을 잘되게 하는 삶을 산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상생의 참의미는 가을 천지 개벽기에 사람을 살려서 후천선경에서 함께 행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상생은 또한 후천의 삶의 법칙입니다. 후천은 남을 잘 되게 해야 내가 잘 되는 세상이며, 서로에게 덕을 베풀고, 온화함과 평화로움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원시반본하고 보은하는 궁극의 목표가 바로 이 상생의 세상입니다.
(4) 해원解寃
원시반본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상생의 세상을 여는 정신이 해원입니다.
해원解寃이란 뭇 생명의 원과 한을 끌러낸다는 뜻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하고 풍족한 삶을 살고자 합니다. 이 꿈을 가로막아 인간을 타락시키고, 역사에 증오와 분노, 투쟁이 넘쳐흐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원한에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아들을 교도소에 두고 이승을 떠나야 하는 한恨많은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차마 눈을 감을 수 없었던지 1,200도의 불에도 시신이 타지 않은 채로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결국 수감 중인 아들이 찾아와서야 화장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SBS <토요 미스테리 극장>, ‘1,200도에서도 타지 않은 모정의 한’). 이러한 예에서도 인간 생명을 영육의 고통에서 벗어나 저 세상으로 갈 수 있게 하는 치유의 도가 해원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해원은 인간 생명의 문인 마음을 열어주고 치유하는 길입니다. 생명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한을 끌러 줘야 합니다. 해원은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 역사, 문명과 자연까지 치유하는 생명의 도입니다.
상생의 세상을 위해 선결되어야 할 첫째 과제가 바로 해원인 것입니다.